자유 그리고 경험

재미로 계산해보는 인왕산 초소카페 손익분기점(잔 기준) 본문

경험한 것/도전과 실패, 그리고 성공

재미로 계산해보는 인왕산 초소카페 손익분기점(잔 기준)

배아줄기세포 2021. 10. 31. 13:21
반응형

최근에 다녀온 인왕산 초소카페에 대한 포스팅을 쓰려고 자료를 수집하고 있었습니다. '원래 초소였던 건물을 리모델링 했다는 초소카페...'. -> '잠깐만. 원래 국가 소유였다는건데, 지금 거기서 사업하고 있는 건 누구지?' ,'국가가 운영한다기엔 상업의 냄새가 풍기던데' ,'민간에 입찰로 넘겼나?' 이런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파바박 지나가면서 '정말 입찰로 넘겼다면 나도 입찰을 할 수 있었을까?' ,'했다면 이정도 규모에 전망이면 얼마에 했을까?' 하는 궁금증에 검색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왕산 초소 사업자' 로 검색했습니다.

검색어 '인왕산 초소 사업자'

나오네요. 클린아이에 '입찰공고'가 떠 있습니다. 입찰로 민간에 넘겼을 것 같다는 생각이 적중했습니다.
참고로, 클린아이는 지방공기업의 경영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2007년(노무현 대통령 재임) 구축된 시스템이라고 합니다.

클린아이에 뜬 인왕산 초소책방 입찰공고

바로 들어가보니 3,454만원에 입찰을 하네요. 그런데 입찰일이 2020년 9월이네요? 지금의 북카페가 오픈한지 1년이 이제 막 지났을 거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 정도로는 3년간 총 임대료가 3,500만원대인지 1년 기준인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첨부파일에 들어가봤습니다.

초소카페 입찰 공고문 발췌
초소카페 사용수익허가 계약서 발췌

요약해보면 최고입찰가가 1년 단위 사용료가 되고, 그 뒤로는 초소카페의 재산가격이 올라가는 %에 비례하여 사용료 변동하게 되네요. 재산가격을 어떤 기준으로 산출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3년동안 무조건 계약을 해야하는 것이 아니고 중간에 포기할 수도 있으므로, 넉넉하게 10%정도 잡겠습니다.

제가 만약 입찰했다면 어땠을까요. 계산하기 쉽게 3600만원으로 잡으면 임대료를 다달이 300만원 내는 셈이 됩니다.
한달에 1만원짜리 커피 300잔을 팔면 대충 임대료는 낼 수 있군요. 1달 기준 하루에 10잔 팔면 되네요! 이정도는 껌이죠? 원가의 1/3이 재료비로 쓰인다고 생각하면 하루 15잔 팔면 저 혼자 일하면서 임대료는 안 밀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 사업가의 마인드가 장착되지 않은 저는 '인력 레버리지'를 쓸 준비가 안되었네요. 인건비가 한번에 계산되지 않습니다. 초보자이니만큼 하나하나 더해보겠습니다.
한 기사에 따르면 2022년 최저시급 기준 사대보험, 퇴직금 포함 한 사람 한달 인건비는 238만원정도 되네요. 입찰금 기준 가게 하나 더 빌리는거랑 비슷한데요. 인건비가 무섭다는 말이 실감납니다. 아까 커피를 1만원짜리로 넉넉잡아 계산했으니 그냥 여기서도 직원 한 사람 추가할 때마다 15잔 더 팔면 된다! 라고 생각하겠습니다.
반대로는 하루에 커피 팔리는 양이 15잔 추가 될 때마다 직원 한 사람 추가 가능! 이라고 봐도 되겠어요.

 

 

내년 최소 월급 238만원… 中企는 벌써 한숨

내년 최소 월급 238만원 中企는 벌써 한숨 내년 최저임금, 올해보다 5.1% 오른 9160원 文 정부서 41.6% 올라 中企 비용부담 호소

biz.chosun.com

저도 직원으로 쳐서 저한테 월급을 준다고 생각하면 매일매일 하루 45잔 팔 수 있다면 임대료 300만원에서 장사 시작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제 월급은 총 이익의 10%가 세금으로 빠지고, 기타 유지비(전기,수도,가스 등등)이 빠지겠죠?

카페 노하우도 없고 쫄보인 저는 3500만원 정도에 입찰해서 내봤을 것 같습니다.
1천~2천만원 정도는 인테리어 및 장비구입비로 들어갔으려나요?


저는 이정도로 입찰했다고 치고, 낙찰은 얼마에 누가 받아갔을까요?
검색을 열심히 해본 결과 '온비드' 라는 공공기관이 매입한 자산을 공매하는 사이트에 낙찰 공고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인왕산 초소 책방 낙찰가
인왕산 초소 책방 낙찰가

무려 6600만원에 낙찰받아가셨네요. 거의 두배 가격에 낙찰받아가셨습니다. 월 550만원 정도를 임대료로 내네요. 거의 100평에 가까운 건물이라, 평당 월 5.5만원의 임대료입니다.
제 계산에 따르면 하루 60잔은 팔 수 있을거라는 자신감이 있으셨나봐요. 제가 방문한 목요일 오후 시간에만 15분 이상은 계셨던 것 같아요. 또 장소 대여도 해주는 등 다른 부수입도 있는 것으로 보아, 이미 손익분기점은 훌쩍 넘기셨을 것 같습니다.
낙찰받아 간 곳은 개인이 아닌 '노원문고' 라는 곳의 문화플랫폼 '더숲' 이라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인왕산 초소책방 뒤에는 _더숲II 라는 글자가 붙는다고 해요. 책방에서 단순히 책만 파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문화플랫폼도 만들고, 북카페도 운영하는 것이 신기하네요.
앞으로 2년정도 사업을 더 이어나갈 수 있을 것 같은데, 3년 후에 재입찰을 하더라도 발생하는 수익 정도를 파악하고 있으니 입찰가를 정하는데 더 유리하겠죠? 3년 후 이 분들이 얼마를 써내실까도 궁금해집니다.
포스팅을 하다보니 카페 사업에 대해서 열심히 찾아보게 되어 저에게도 유익한 시간이였습니다. 이렇게 공공기관 공매를 통해 단기간임대로 치고빠지는 전략도 괜찮은 모델로 느껴지네요.
지금까지 사실에 기반해 제 피셜을 조합한 인왕상 초소책방 손익분기점(잔) 을 계산해 보았습니다!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