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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본 밥집]대전 선화동_카라멜(Karamel), 진짜 까르보나라! 본문
대전에 놀러갔습니다.
저희가 묵는 '대전 베니키아 호텔' 바로 옆에 '카라멜'이라는 파스타집이 맛있다고 해서 방문했습니다.
점심은 10시 30분부터, 저녁은 4시 30분부터 대기표를 작성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다른 곳에 볼일 보고 들어오는 길에 딱! 오전 10시 30분에 도착을 해서 1등으로 작성을 했습니다. 어플이 아닌 수기로 작성하드라구요. 대기 번호가 18번까지밖에 없던데, 18번째 팀까지만 받겠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대기표가 나오기도 전에 도착해서 문을 열려고 했더니, 문신하신 분께서 험상궂게 나와셔서 잠시 기다려달라고 하시더라구요. 인상을 팍 쓰셔서 기분은 별로였지만, 방금 안 좋은 일 있었나보다 하고 예약을 작성하고 숙소에서 1시간 가량 기다렸습니다.
아침 오픈 시간은 11시였어요!
다시 도착한 카라멜, 11시 30에 딱 도착했더니, 2등. 3등으로 오신 분들도 벌써 입장을 하고 계시드라구요! 저희도 얼른 입장했습니다.
저희가 고른 메뉴는 까르보나라, 알배추 샐러드, 뇨끼였고, 음료는 라임파인과 레몬에이드를 했습니다.
카라멜에서는 반주문화를 응원하는 캠페인의 일환으로 금강골든에일이나 라임파인을 포함한 1인 1음료를 주문하면 스테이크를 제외한 메뉴를 10%할인해 준다고 합니다!
정말 응원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음료를 끼워팔기 위한 상술인지(총 3~4만원에서 10% 할인해줘도 3000~4000원 깎아주는 거니까요). 반주문화를 응원하는게 옳은일인지 따져보지는 않기로 했습니다.
그냥 어차피 음료 먹어보고 싶었으니까 하고 라임파인 포함해서 시켜보았습니다.
카라멜의 음식들
토마토피클
식전에 토마토 피클이 나왔습니다. 토마토로 피클을 만드는 것도 처음 알았는데 맛도 좋았습니다. 맛있어서 하나 더 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알배추 샐러드
토마토 피클을 먹던 도중에 나온 알배추 샐러드, 아래에 길게 있는 하얀 알배추가 보이시나요? 오른쪽이 배추의 뿌리 부분입니다. 뿌리의 반대편부터 썰어먹으면 된다고 알려주셨습니다.
썰어서 한 뭉텅이를 한입에 먹어봤는데! 딜리셔스! 익산의 내장탕집에서 먹었던 김장김치처럼 배추 사이사이에 매콤한 양념이 입안에 스며드는 맛이 좋았습니다. 김치의 외국버전 느낌?
뇨끼
다른 블로거들이 많이들 먹은데로, 저희도 뇨끼를 시켰습니다. 무슨 음식인지 처음 들어봤어요. 뇨끼(Gnocchi)는 이탈리아어로 '덩어리'를 뜻하는 '뇨코(gnocco)'의 복수형이라고 합니다. 한국말로는 '덩어리들'이라고 하네요. 길에 덩어리 형님들이 지나가실 때, '뇨끼다 뇨끼' 하면 안 혼날 수 있겠죠?
저기 있는 밀가루 덩어리들은 파스타의 일종이라고 합니다. 먹을 때 느낌은 부드러운 떡 느낌이였어요. 입에서 잘 녹드라구요. 스프같은 파스타 소스도 맛있어서 버섯과 함께 싹싹 잘 먹었습니다.
까르보나라
얼마전에 여자친구가 '이탈리아식 까르보나라'라고 계란 노른자만 넣고 요리한 까르보나라 해먹은 사진을 보내줬었는데 오늘 같은 레시피의 요리를 먹게 되었습니다. 배신당한 기분입니다. 지금까지 까르보나라라고 알고 먹은 건 '크림 파스타' 였고, 이게 진짜 까르보나라 레시피였다니.. 다른 집들은 왜 지금까지 그렇게 판걸까요?
카라멜 까르보나라,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베이컨 양이 많고 두껍기도 해서 맛있습니다. 적절한 치즈, 기름이 섞인 양념도 면과 어울려 매우 맛있었습니다.
음료
금강골드 에일은 도수가 있는 음료였습니다. 맛은 약간 배맛이 나는 게 이과두주가 생각나드라구요. 도수가 꽤 높은 것 같습니다.
레몬에이드, 큰 기대를 안하고 시켰는데 생각보다 맛있었습니다. 적당히 신 것이 마지막 모금까지 맛있더라구요!
총평
요즘 유행하는 듯한 '천천히 팔더라도 맛있게' 하는 집이라고 생각합니다. 메뉴도 일반적인 스타일이랑은 조금씩 달라보였구요 (제가 많이 안 먹고 다녀서 그럴지도 몰라요). 이런 집은 대부분 젊은 분들이 하시는 것 같던데, 젊은 감성에 맛있는 음식이 나오니 안 갈 이유가 없습니다.
특히 다양한 음식을 드셔보시라고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적은 양을 제공한다고 들었습니다. 저한테는 좋게 다가왔던 전략입니다.
다만 신경쓰이는 것은 이런 음식점을 가보면 종업원 분들이 대부분 팔에 문신들도 있으십니다. 문신을 볼 때마다 젊은날에 마음껏 놀고 맛있는 음식 하는 법 배워서 좋아하는 음식 제공하는 음식점 차리는 것도 괜찮은 인생이겠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런 분들이 오늘처럼 대놓고 인상을 구기는 모습을 보거나, (다른집에서) 쉬는시간마다 담배를 피러 나오거나 하면 기분이 유쾌하지는 않습니다. 음식점은 맛있는 음식만 제공해준다면 잘 팔릴 자격이 충분히 있지만, 이런 사람이 돈을 잘 벌어도 되는가 하는 꼰대 마인드가 서서히 자라나고 있나봅니다.
한편으로는 새로워보이는 이런 감성도 어느정도 정형화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당연한 웨이팅
- 조금 새로운 레시피의 외국 음식
- 젊은 종업원들
- 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듯한 분위기(자체 제작 메뉴, 외국 요리 책 전시)
- 고급 스피커와 흔하지 않지만 좋은 음악
- 자체 브랜딩 (스티커, 포스터 등등)
여기서 2,5,6은 사실 쉽게 뚝딱 양산하기 힘들기 때문에 아이덴티티가 되고 음식점이 잘 되는 것이겠지요.
어쨌든! 맛있게 식사하고 온 음식점입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요즘엔 젊은 분들이 이렇게 맛있게 하는 집들이 많아서 다른 곳들도 많이 다녀볼 것 같습니다. 이런 음식점만 묶어서 시리즈로 포스팅하는 것도 좋은 자료가 될 것 같아요.
그럼 다음 맛집에서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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