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그리고 경험
서촌 근처 인왕산 초소책방 후기 본문
서촌에서 재미지게 놀고 오후 커피를 마시러 근처 카페 겸 책방인 [인왕산 초소책방] 에 방문해 보기로 했습니다.
초소책방 건물은 원래 "박정희 모가지를 따러왔수다" 고 외쳤다 한 김신조 사건 (1.21 사건) 등 이후로 청와대 방호를 목적으로 세워진 실제 초소였다고 하는데요.
그 후 50년간 초소로 쓰이다가 2018년(문재인 대통령 재임) 때 민간에 개방하기로 하고 리모델링을 거쳐 지금의 책방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합니다.
저희는 서촌쪽에서 놀고 있었던 뚜벅이들이였기 때문에 버스를 이용해야했습니다.
물론 네이버 지도의 도움을 받아 교통편을 쉽게 알 수 있었지만, 혹시 어려우신 분들을 위해 초소책방 사이트에 있는 찾아오시는 길을 준비했습니다.
수성동계곡(종점이드라구요) 에서 하차하니 가팔라보이는 도로가 저희를 반겨주고 있네요.
이때 카카오 지도를 참고하면 저기 직관적으로 인왕산을 향한 길이 아닌 뒷쪽길로 돌아서 가는 길을 알려주는데, 속지마세요. 더 멀리 돌아갑니다. 어떻게 아냐구요? 저도 알고 싶지 않았어요ㅎㅎ
바로 보이시는 길로 가면 더 빠르고 편한 길로 갈 수 있습니다. 저희는 내려올 때 알았어요.
제가 왜 이때 '오르막길'을 부를 생각을 못했을까요. 오르막길을 따라 가다가, 중간에 산길로 갔다가 겨우겨우 도착했습니다.
사실 이때까지 카페 이름도 몰랐는데, 초소책방이라는 이름이 특이해서 검색해보고 이전의 역사를 알게 되었습니다.
옛날에 초소로 쓰였다기엔 리모델링을 너무 잘해놔서 써있지 않으면 알기 힘들었을 것 같아요. 철골구조는 예전 구조를 많이 살려놨다고 하더라구요.
저기 보이는 책꽂이에는 환경.비건.미니멀리즘과 관련된 주제들을 모아서 책들을 진열해 놓았습니다.
저희도 몇권 골라서 야외가 잘 보이는 2층 테라스로 나왔어요.
연한 커피색 노을이 남산타워를 머금으며 예쁘게 가라앉고 있네요.
저는 과학책을 골라봤어요. [위험한 과학책] 이 책도 다 읽지는 않았지만 리뷰하고 싶을 정도로 재밌드라구요. 엉뚱한 질문에 대한 나름의 진지하고 과학적인 대답들이 인상적이였습니다. 빌 게이츠가 추천한 책이라고도 써있었어요. 마소 회장님이 추천한 책은 거의 실패 없더라구요. 역시나 이번에도 굳~
한가지 아이러니했던 것은, 환경에 관련된 책들이 그렇게 많이 진열되어있는데 정작 커피는 플라스틱겁으로 주신다는 것. 더군다나 실내에서 일회용품 쓰는 거 불법된지 한참된 것 같은데 말이에요. 테라스니까 야외 아니냐구요? 안에서 먹을지 밖에서 먹을지 딱히 안 물어보시드라구요.
카페인이 약한 저는 커피가 안들어간 것 중에 제일 맛있어보이는 키위음료(이름은 정확히 모르겠어요)를 시켰습니다.
비주얼부터 정성이 없어보였지만 역시나 맛도 그럭저럭이였습니다. 탄산 없었으면 큰일날 뻔. 카페가 아니라 책방이 주력인가봅니다. 전망 맛집인걸로.
가을이라 쌀쌀해서 금방 들어왔습니다. 들어와보니 2층에서 뭔가 이벤트가 있는 것 같더라구요.
엿들어보니까 '박준'이라는 시인님이 라이브방송 촬영을 여기서 한다는 것 같았어요. 박준 시인님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를 만나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옛날분인 줄 알았는데, 젊으신 분이더라구요.(1983년생) 가까운 거리에서 실물도 봤어요. 야위셨을 것 같다는 저의 편견과는 달리 기골이 상당히 장대하신 분이였습니다. 사실 이건 변명 가능한 것이 일러스트에서는 분명 그럴 것 같이 보였단 말이에요.
인정들 하시죠?
그 분의 시를 진지하게 읽어본 적은 없어서 싸인 요청은 못 드렸어요. 이 참에 대표 시 몇가지 읽어볼까봐요.
신기한 구경도 하고 . 책 재밌게 읽다가 하산했습니다.
내려가는 길에 멋진 야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으니 꼭 들려보셔요.
인왕산 초소책방 후기 끝.
다음에는 검색을 하다가 발견한 자료를 바탕으로 [재미로 계산해보는 초소책방 손익분기점]편으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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