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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본 술집]고집스러운 장인의 향기, 대전 아도니스

배아줄기세포 2021. 12. 14.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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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 지인분의 소개로 가게 된 와인바입니다. 

'입장시 규칙이 여러가지가 있지만, 주인분이 술에 대한 철학이 있으신 분' 이라는 소개를 받고 오히려 흥미가 돋았습니다. 어떤 분야에 철학이 있다는 평가는 쉽게 나오기 힘들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첫인상

대전 아도니스 입장 규칙
아도니스의 규칙 설명

  • 술취한 분 출입금지
  • 실내금연
  • 조용한 대화
  • 기침하는 사람 출입 금지
  • 5인이상 단체 출입금지
  • 향수 과다 사용자 출입금지

꽤 많은 규칙들이 '이 집 까다롭다'고 말해주고 있습니다.

'술취한 사람 출입금지'와 '조용한 대화'의 규칙이, 술을 좋아하지만 조용히 즐길줄 아는 손님을 원한다고 말해주고 있습니다. 단순히 돈을 위해 술을 파는 것이 아니라 본인과 술을 대하는 태도가 비슷한 사람에게 즐겁게 서비스하겠다는 마인드가 있으신 것 같습니다.

코로나 시대를 헤쳐가는 방안으로 마련한 규칙들은 뛰어 넘고, 마지막 '향수 과다 사용자 출입금지'는 처음에는 '이유가 뭐지?' 하게 되는데, 제 생각엔 와인 같은 경우 '눈으로 한번 마시고, 코로 한 번 마시고, 마지막으로 입으로 마시는' 술이기 때문에 술 향을 즐기는 데 방해가 되서 그런 것 같습니다.

 

아도니스 출입구

입구까지는 외관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 듯한 모습입니다. 'Since 1997'이라는 글자가 25년 가량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네요.

입장

아도니스 내부
아도니스 내부

그리고 맞이한 아도니스의 내부 모습. 처음에 들어갈 때는 여성 두 분이 사장님과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는데, 물론 술 이야기겠지요? 처음에 들어갔을 때는 각종 규칙에 쫄아서 찍지 못하고, 나올 때 찍었습니다ㅎㅎ

빼곡한 술병들, 그리고 모두 종류가 달라보이는 술병들이 인상적입니다.

끝난 줄 알았던 규칙, 안에서도 이어집니다

입구에서 끝난 줄 알았던 규칙은 내부에서 2편을 연재하고 있었습니다.

'짠' 한번에 4만원이라는 무시무시한 규칙. 신청곡도 받지 않습니다. 공공장소에서 무례한 행동을 굉장히 싫어하시는 사장님.

 

옆에 칵테일을 주문하는 요령에서는, 사장님의 자신감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저는 보통 아무거나 이름 특이한 걸 골라서 실패하거나, '블랙러시안' 이라는 알콜 가성비 원픽으로 주문하곤 했는데 이번엔 이런식으로 주문해보기로 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주문하지 않으면 메뉴판에 칵테일들이 너무 많아서 (심지어 아도니스바만의 칵테일도 있음) 선택장애가 오거나 '다른 집에서 늘 먹던걸로' 주문하기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칵테일 주문

여자친구는 '진토닉에서 라임주스가 더 들어가있고 시원한 칵테일' 을 주문해서 성공했습니다.

사장님 픽은 '[진 피즈(Gin Fizz)]'

아도니스바 칵테일
진피즈(우측 뒷쪽)와 블랙 러시안(중앙 앞쪽)

저는...왜 그랬는지 늘 먹던 [블랙 러시안]을 주문했습니다. 사실 너무 오랜만이라 [블랙 러시안] 맛도 까먹어서 더 배리에이션할 생각도 못했습니다. 쓴 알콜을 먹고 다음은 새롭게 주문해보겠다며 다짐했어요.

 

여기서 또 한가지 좋은 건, 대체로 칵테일들이 만원 이하, 7천원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집들과 2천~5천원 차이일 수 있지만 심리적으로 여러 잔을 재미있게 도전해볼 수 있게 해주는 가격대였습니다. 해서, 원래는 와인바에서 일하던 시절 일 끝나고 따먹는 와인과 즐겨먹었던 안주였던 '까망베르 치즈' 도 주문하였습니다.

아도니스 까망베르 치즈
까망베르 치즈, 떫은 맛은 좀 덜한 느낌?

이 치즈도 오랜만에 먹긴 합니다. 제 기억이 좀 더 왜곡된건지, 전에 먹던 것보다는 덜 떫어서 서운한 감이 있네요.

떫을 때는 조금씩만 먹어도 맛있었는데, 이번 치즈는 크래커 위에 올려놓고 크게크게 베어먹어야 맛있었습니다. 그때도 떫음보다는 치즈 질감만 풍족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두번째 주문

두번째 주문에서 여자친구는 메뉴판에서 흥미롭게 봤던 [피스코나]를 주문했습니다. 설명에 '도수가 30도가 넘는데 알콜맛이 안 느껴지는 칵테일' 이라고 써있었기 때문이에요.

신기하게도, 실제로 잘 안느껴집니다.

피스코나와 카이피리시마

저는 여자친구처럼 '라임이 들어가는데, 좀더 달달구리하고 상큼했으면 좋겠는데, 그런 칵테일도 있나요?' 했더니 '있습니다.' 하고 [카이피리시 마] 라는 술 준비해드릴게요. 하신 뒤 내오셨습니다. 어떤 칵테일을 말씀 드려도 '있습니다' 라고 할 것 같은 포스..

 

[피스코나]는 외국어로 검색을 해도 나오지는 않는 걸로 보아 '아도니스 바에만 있는 칵테일' 에 들어있던 건가 싶습니다.

[카이피리시마] 는 브라질에 [카이피리냐(Caipirinha)] 라는 칵테일이 있는데,  카이피리냐에 들어가는 재료중 '카샤샤'라는 럼이 아닌 다른 럼을 사용하면 [카이피리시마]가 된다고 합니다. 잔에는 그래서 CAIPIRINHA와 Brazilian이라는 글자가 써있는 것 같아요. 잔 글자까지 칵테일에 맞춰서 나오는 이 장인정신!!


여담

술이 약한 저희는 저녁에 영화를 또 볼 예정이였기 때문에 이쯤 마시고 바를 나섰습니다. 자리 주변에 시집도 있고, 방명록을 적을 수 있는 연습장도 있어서, 둘이 랜덤 낭독회도 하고 방명록을 쓰면서 놀다 왔습니다.

 

블로그를 쓰려고 서칭을 하다보니, 아도니스에서는 싱글몰트를 '배울 수도' 있다는 것 같습니다.

아래 블로그에 따르면 이 교육을 받고 생각없이 마시던 똑같은 술을 더욱 풍부하게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니, 저도 2만원 정도의 교육비를 내고 한번 배워보고 싶습니다.  '아는만큼 보인다' 는 진리이니까요.

 

대전 Adonis, 싱글몰트를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곳

대전 여행 마지막 날 밤 재즈 바인 아도니스로 향했다. 대전의 명동, 대흥동에 있다. (명동은 형이 그러니까 뭐..) 이 곳은 단순 재즈 바일 뿐 아니라 싱글 몰트에 대해 배워 볼 수 있는 곳이다. 싱

hangle.tistory.com

참고

싱글몰트란 '맥아(발아된 보리=malt)로 단일(Single) 증류소에서 만든 위스키'를 뜻한다고 합니다.

술알못인 저는 이렇게 말해도 알아듣기가 힘들어서 저 같은 분들을 위해 하나하나 풀어보겠습니다.

 

맥아 - 그냥 보리가 아니라, 보리에 물을 불려 뿌리가 나오는 발아, 건조, 뿌리 제거의 과정을 거쳐서 맥아가 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해야 보리의 효소가 활성화되어 맥아의 당화가 수월해지고 효모(yeast)가 이 당을 이산화탄소와 알코올로 이용하는 발효를 한다고 합니다..

증류소 - 증류를 해서 맥주를 만드는 곳입니다.

단일증류소 - 여러 증류소가 아닌 한 증류소를 뜻합니다. '아니 그럼 증류를 한 곳에서 하지, 여러곳에서 하나?' 싶었는데, 싱글몰트와 대비되는 '블렌디드 위스키' 는 여러 증류소에서 만들어진 술들을 섞기(Blended) 때문에 이렇게 구분하는 것 같습니다.

위스키 - 스코틀랜드에서 유래한 증류주로, 양주의 대명사라고 합니다. 오크통에서 숙성시킵니다.

*찾다보니 흥미로운 사실:

원조인 스코틀랜드는 Whisky라고 하고, 아일랜드와 미국은 스코틀랜드와 차이를 두기 위해 Whiskey라고 표시한다고 하네요!

 

사장님은 블로그도 운영하고 계십니다.

아도니스 바 블로그

 

추천 칵테일 ㅡ2021년 5월

추천 칵테일 0 파파 다이커리 =1만원 (열대과일들의 풍부한 달콤함과 상콤함 고급스럽게 맛 있습니다...

blog.naver.com

블로그 소개에는 '여직원이 없다'고 써있는데 여기에도 무언가 심오한 철학이 숨어있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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